제98주년 3·1절 계기 독립유공자 75명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가보훈처는 제98주년 3·1절을 맞아 중국에서 '한국혁명여성동맹'을 결성한 여성 독립운동가 6인 등 75명의 독립유공자를 포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43명(애국장 12·애족장 31), 건국포장 18명, 대통령표창 14명 등 75명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1940년 중국 충칭(重慶)에서 독립운동단체인 한국혁명여성동맹을 결성해 활동한 김병인·오건해·이헌경·김수현·이숙진·윤용자 여사 등 6명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이들은 모두 임시정부와 한국광복군 활동으로 저명한 독립운동가의 가족이다.
한국혁명여성동맹 및 한국독립당 활동으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사람은 기존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조용제·송정헌·이순승·정현숙·최형록·오영선 선생 등을 포함해 12명에 달한다.
한국혁명여성동맹은 1940년 충칭에서 한국독립당이 통합 출범하자 그 산하단체로 출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지원과 교육활동 등에 주력했다.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미국 하와이 한인 여성계의 지도자로서 한인여성의 단결과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한 황마리아 여사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황 여사는 1913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결성된 대한인부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919년 3월 "우리의 힘을 집중하자, 임시정부로!"라는 기치 아래 대한부인구제회 조직을 주도했다.
1930년 하와이 한인협회 조직에 참여해 독립운동을 후원했고 1936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선생 앞으로 100달러의 군인양성자금을 보냈다.
딸 강혜원(1995년 애국장), 아들 강영승(2015년 애국장) 등이 이미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미주지역 독립운동 명문가의 대모로 꼽힌다.
또 경기도 양주·포천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전성서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정용대(1977년 독립장) 의진의 '중군장'으로 활동한 전 선생은 정용대 의병장이 체포된 후에는 잔여 의병을 규합해 1909∼1910년 경기도 양주·포천·적성·파주·연천군 일대에서 밀정 처단과 군자금을 모집하며 일본군과 여러 차례 교전을 벌였다.
1912년 9월 11일 은신처인 포천군 서면 나못골에서 일본 헌병대에 의해 순국했다.
당시 매일신보는 선생이 순국 당시 1930년식 보병총과 모젤총을 1정씩 소지하고 있었고, 1910년 8월 경술국치 이후에도 세 차례나 포천 일대에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경술국치 이후에도 여러 차례 근거지를 옮기며 끈질기게 항일투쟁을 이어간 사례로 주목된다.
평남 대동에서 3·1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중형을 받고 옥고를 치른 양희언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4일 대동군 반석면 원장리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일본군경이 시위 지도자들을 잇달아 체포하고 무력으로 탄압하자 시위 군중을 이끌고 주재소 순사를 처단하는 데 앞장서다 체포됐다.
3·1운동 참가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징역 15년이라는 높은 형량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선생의 활동은 만세운동 당시 주재소와 면사무소 등 일제 말단 식민통치 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의식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1920년대 전반 서울에서 항일운동 비밀결사의 간부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김시홍 선생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24년 1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자금조달, 관공서 폭파, 조선총독부 비밀문서 획득, 독립사상 전파 등을 목적으로 결성된 내집당(內集黨)에 참여해 부당장(副黨長)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징역 10개월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내집당의 김공렬(외무부장), 고영택(내무부장), 공연규(회계), 박영진(고문) 선생도 포함돼 내집당 간부 전원이 포상을 받게 됐다. 내집당 당장(黨長) 이정섭 선생은 지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한편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사람은 1949년 포상을 시작한 이래 건국훈장 1만697명, 건국포장 1천196명, 대통령표창 2천758명 등 총 1만4천651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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