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공사 후 청소 허술" vs "감리하 작업해 석면 나올 리 없어"
"준공 청소에 교사ㆍ학생 동원" 지적도…교육청 "지도 관리 강화"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겨울 방학을 이용해 대대적인 석면제거공사를 벌인 경기지역 학교 중 일부 교실 곳곳에서 먼지가 발견되자 석면분진이 남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안양ㆍ과천지역 학교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 조사에 응한 17개 학교 조합원 중 11개 학교 조합원이 석면제거공사 후 최종 청소(2차 정리)가 잘 되었는지 질문에 '잘 모르겠다' 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잘 되었다'고 응답한 조합원은 2명뿐이었다.
이들이 석면제거 공사 이후 청소에 불만을 가진 가장 큰 이유는 건물 곳곳에서 먼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 초등학교 소속 조합원은 "바닥 구석에 먼지가 많이 쌓였고 창틀도 더러웠다. 책상, 칠판 먼지가 그대로이고 바닥도 청소한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모 중학교 소속 조합원은 "본 교무실을 제외한 곳은 뿌연 먼지가 쌓여 있었고 선생님들은 기침과 목 아픔을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석면제거 후 남은 폐자재를 학교 급식실 근처나 체육관 뒤, 후문 인근에 쌓아두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업체가 청소하지 않아 교사가 직접 청소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석면제거공사를 둘러싼 이런 문제가 수원, 고양 등 이번 겨울 방학 동안 공사가 진행된 도내 지역에서 두루두루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 수원지회 관계자는 "한 초등학교에선 교사들이 사비를 털어 청소업체에 청소를 맡긴 사실이 알려져 학교 측에서 뒤늦게 청소비 보전에 나서기도 했다"며 "일부에선 임신한 교사들이 동원됐다고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안전계획을 세웠다지만 그것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관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학교 관리자들의 안전불감증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직원 우려와 달리 석면제거 후 감리인 감독하에 분진제거가 이뤄지기 때문에 교실에 석면이 남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관계자는 "석면제거 작업이 끝나면 천장과 바닥 분진을 청소하고 공기 질을 측정한 뒤 격리를 해체하므로 석면이 남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면을 제거하면 새로운 텍스를 천장에 설치하고 공사를 마치는데, 이 공사 뒤에도 또 한 번 준공 청소라는 것을 한다"며 "그런 뒤에도 남아 있는 먼지를 보고 석면가루라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석면 폐자재 문제에 대해선 "법적으로 석면제거 후 60일 이내 폐기물을 가져가야 한다. 대부분 업체가 폐기물을 가져갔지만, 일부 학교에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도교육청은 '석면제거공사 후 청소에 교직원 등 동원 금지', '폐자재 신속히 처리', '1년에 1번 하는 공기 질 측정 앞당겨 하기' 등 당부 사항을 이날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도교육청과 면담한 뒤 석면제거공사 학교의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겨울 방학 동안 석면제거공사가 진행된 학교는 모두 303곳이며, 올 여름방학에는 100여개 학교가 공사 대상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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