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좌파 재건해 우파·포퓰리즘 세력 맞설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집권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세력이 중도 좌파 정치의 부활을 선언하며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다.
26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소수파와 이탈리아 좌파 일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지난 24일 로마에서 창당 대회를 열고 새 정당 진보민주운동(DP)의 창립을 선언했다.
당 대표에는 로베르토 스페란차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토스카나 주지사 엔리코 로시가 공동으로 취임했다.
DP는 창립 강령에서 "우리는 중도 좌파의 부활을 신호탄이 될 새로운 정치 운동을 만들길 원한다"며 당의 최우선 목표는 청년층과의 소통,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DP는 또 최근 민주당 대표에서 사임한 마테오 렌치 전 총리를 겨냥해 "적에게 필연적으로 승리를 안겨줄 수밖에 없는 당 대표의 야망과 오만으로 인해 억눌린 중도 좌파의 연대를 복원하는 동시에 제대로 된 좌파를 재건함으로써 우파와 우파에서 갈라져 나간 포퓰리즘 정당(오성운동)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로 민주당에서 탈당한 DP 구성원들은 당 대표를 맡아온 렌치 전 총리가 조기 총선의 수순으로 당 전당 대회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을 밀어붙이자 이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렌치가 당을 너무 오른쪽으로 끌고 간다고 비난해온 이들은 작년 12월 헌법개혁 국민투표 선거 운동 때부터 반대 투표를 독려하며 렌치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어 이번 분당 사태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전 민주당 대표, 마시모 달레마 전 총리가 가세한 민주당 소수파는 렌치 전 총리가 총리직 복귀를 염두에 두고 조기 총선과 조기 전당 대회를 추진하자 "렌치가 국민투표 패배의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다시 당을 이끌 생각을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을 박차고 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DP는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원래 예정된 총선 시기인 내년 2월까지 안정적으로 정부를 끌고 갈 수 있도록 젠틸로니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방침이다.
렌치 전 총리는 상원 축소를 골자로 한 헌법개혁 국민투표가 작년 12월 부결된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후임으로 그의 측근인 젠틸로니 전 외교장관이 새로운 총리에 올라 내각을 이끌고 있다.
한편, 집권 민주당의 분당으로 제1야당 오성운동이 차기 총선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현재 민주당과 오성운동이 각각 30% 안팎의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DP가 민주당의 지지율을 5∼8% 잠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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