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좌파 멜랑숑과 EU·NATO 문제 의견 대립 극복 못 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 정국에서 '좌파 연대'로 지지율 상승을 노린 브누아 아몽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언론들에 따르면 대선 후보인 프랑스 집권 사회당 브누아 아몽과 강경좌파진영 후보 장뤼크 멜랑숑의 연대가 불발됐다.
이들은 지난 주말에 파리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연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 대선 레이스를 계속하기로 뜻을 굳히고 끝까지 서로를 존중하기로 합의한 채 연대 추진 방침을 철회했다.
멜랑숑은 성명에서 "대선 1차 투표가 50여일 남은 시점에서 유럽 문제 등 우리의 입장이 갈리는 문제들에서 의견의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몽도 27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 녹색당의 야니크 자도 대표와의 연대를 성사시킨 뒤 고정지지층을 확보한 멜랑숑과의 연대를 추진해왔다.
아몽과 멜랑숑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의 노동개혁과 재정지출 감축 등의 정책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하는 등 어느 정도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 연대 성사 가능성인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아몽은 올랑드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해 사회당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됐으며, 과거 사회당 의원을 지낸 멜랑숑은 현재 프랑스 공산당의 지지를 받는 강경좌파로 분류된다.
양측의 연대가 불발된 것은 양측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문제에서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아몽은 프랑스가 EU를 계속 끌고 나가되 EU의 사회정책 부문에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멜랑숑은 EU와 NATO 탈퇴 등 강경론을 펼쳐왔다.
대선 후보로서 아몽과 멜랑숑은 지지도는 엇비슷한 수준이다.
여론조사기관 칸타소프르의 최신 조사에서 아몽의 1차 투표 지지도는 14%, 멜랑숑은 10%였다. 두 후보의 지지도를 합쳐도 2위인 에마뉘엘 마크롱(2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프랑스 대선은 1차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만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좌파연대가 수포로 돌아가자 아몽은 좌파진영 유권자들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라디오 출연에서 "좌파 유권자들과 프랑스 시민들은 좌파가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현재의 우파는 매우 가혹하므로 프랑스에 극히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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