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기업의 파산이 지난해 급증했다. 공산당이 경제둔화 속에 빚더미의 '좀비' 기업을 처리하고 과잉생산을 줄이기 위해 법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각 법원에서 2016년에 접수한 파산 사건은 5천665건으로 1년 전보다 54% 증가했다고 중국의 최고 법원이 지난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 3천600건이 해결됐는데 85%는 청산으로 이어졌다.
베이징대 선전대학원의 수전 파인더는 "좀비 기업을 없애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관련 있다"면서 "살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청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공식 통계는 없지만, 중소 제조업체가 많은 중국 동부지방의 파산 건수가 큰 몫을 차지한다. 저장성과 장쑤성에서만 1천600건이 넘는다.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동북 지방도 많다. 지난해 명목 GDP가 23% 감소한 랴오닝성에서는 346건이 있었다. 랴오닝성에서는 둥베이 특수강이 여러 차례 채무 불이행에 빠진 끝에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에서는 생존이 어려운 수많은 좀비기업들이 지방정부와 국유 은행들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중국의 국유자산 당국은 지난해 중앙정부 소유 좀비기업이 2천41개이며 총자산은 3조1천억 위안(약 510조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2007년 만들어진 중국의 파산법은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채무분쟁은 밀실 협상을 통해 처리했는데 지방정부가 채권자를 신경 쓰기보다는 실업자 양산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저장대 예정성 법학 교수는 "중국 경제가 하강세라 파산 사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파산 사건 숫자가 많지 않다면서 정부가 출자전환이나 민간-정부 파트너십(PPP) 같은 방법으로 부실기업을 계속 살려놓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7%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법원이 더 많은 파산 절차를 진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파산 사건을 처리할 하급 특별법원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법적 파산은 사회적 파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이 관련된 것으로 법원은 여전히 큰 기업들을 계속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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