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리뷰'에 흑인 여성 편집장이 탄생했다.
창간 130년 만에 처음이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990년 최초로 흑인 편집장에 오른 지 27년 만이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버드 로리뷰는 지난달말 학생 편집자들이 12시간 격론을 벌인 끝에 12명의 신규 편집장 후보 중 나이지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아메이메이 우마나(24)를 선임했다.
하버드 로스쿨 학생들이 운영하는 연간 학술지인 하버드 로리뷰는 법률 학술지 가운데 피인용 회수가 가장 많고, 발행 부수도 많은 학술지다.
하버드 로리뷰 편집장을 지냈다는 것은 미국 법조계에서 어디든 갈 수 있는 티켓이나 마찬가지라고 NYT는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 학술지의 흑인 첫 편집장에 오르기 14년 전에 수전 에스트리치가 첫 여성 편집장이 됐고, 이들 이후로 히스패닉, 아시아계, 동성애자 등이 줄줄이 유리천장을 깼다.
흑인 여성 편집장 탄생까지 유독 오래 걸린 데 대해 우마나는 흑인 여성과 로스쿨, 그리고 법조 전반 사이의 넓은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마나는 "우린 그동안 법률 환경이나 법률적인 대화에서 배제돼 왔다"며 "이제야 의미있는 진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버드 로스쿨 학생 중 흑인은 남학생의 5.7%, 여학생의 9.6%에 불과하다.
우마나는 하버드 로리뷰의 편집자와 필자 구성에서 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특권 근처에도 가지 못한 많은 젊은 흑인 여성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그들을 생각하면 첫 흑인 여성 편집장이 된 것에 특히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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