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반(反) 트럼프 시위의 배후에 전임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단체인 '행동을 위한 조직'(Organizing for Action)이 시위를 돕고 있다며 오바마가 이러한 노력의 배후에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뒤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람들이 분명 배후에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면에서 시위는 정치다. 아마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공화당 의원 지역구의 타운홀 미팅 장소가 반 트럼프 시위 무대로 변하면서 일부 공화 의원들이 타운홀 미팅을 피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시위가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일부 공화당원 지역구의 '소위 화난 군중'은 사실상 많은 경우 진보활동가들이 계획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들의 '맞불시위'도 미국 곳곳에서 열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이날 정오께 뉴저지, 조지아, 콜로라도 주 등 곳곳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이 적힌 모자를 쓰고 거리로 나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시위 주최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언론에 의해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느낀 지지자들이 유기적으로 시위를 주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기도와 국가 합창이 이어졌으며 세금 감면과 규제 철폐 등에 대한 연설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대선 상대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가리키며 "감옥에 가둬라"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지나가던 트럼프 반대자들과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집회에 참여한 빌 케이글은 최근 반 트럼프 시위에 대한 보도를 본 후 시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침묵했다. 이제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위터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투표했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독자 집회를 열어야만 한다"면서 지지자들의 맞불시위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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