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에나멜'에서 답을 찾다…단단하고 진동에 강한 신소재

입력 2017-03-02 03:00   수정 2017-03-02 07:25

치아 '에나멜'에서 답을 찾다…단단하고 진동에 강한 신소재

명지대·경기대·美 미시건대 공동연구진 '네이처'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사람이 삼겹살에 박힌 오도독뼈를 씹고 짭조름한 쥐포를 뜯어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치아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치아의 가장 단단한 표면을 '에나멜'(법랑질)이라고 하는데, 몸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단단하며 진동에 잘 견디는 부분으로 꼽힌다.

이 에나멜에서 착안해 강하면서도 진동에 잘 견디는 신소재가 개발됐다. 보통 강하면 진동에 견디기 어렵고, 진동에 강하면 부드럽기 마련인데 두 물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다.

염봉준 명지대 화학공학과 교수(1저자), 차상호 경기대 화학공학과 교수(공저자), 니콜라스 코토프 미국 미시건대 교수(교신저자)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에나멜의 구조를 본떠 이런 소재를 제작했다고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에나멜은 수 nm(나노미터·10억 분의 1m)∼수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길이의 기둥 모양 세라믹 물질이 수직으로 빼곡히 배열된 구조다. 이런 구조는 사람의 치아뿐 아니라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의 이빨에 이르기까지 종과 시대를 아우르며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런 에나멜의 구조대로 물질을 배열하면 에나멜만큼 강한 소재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기둥 모양의 산화아연 나노선을 기판에 수직으로 배열한 뒤 이 사이를 고분자로 채워 에나멜과 유사한 형태의 '나노복합체'를 제작한 결과 강한 힘과 진동에 견디는 능력이 실제 사람 치아의 에나멜 수준임이 확인됐다.

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나노복합체는 비행기나 차체의 재료, 내진 설계용 건축자재 등 강한 힘과 진동을 동시에, 또 오랫동안 견뎌야 하는 곳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그는 "다만 현재 연구가 기초 단계인 만큼 상용화로 이어지려면 이 소재를 대량으로 제조하고 가공하는 공정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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