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착철조망 등 물자 수송…"노곡리 야산에 철조망 공사 중"
(성주·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김준범 기자 = "오늘 오전부터 성주골프장 주변에 군 수송헬기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날아다니고 있네요."
군 당국이 28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인 성주골프장 주변에 울타리 공사를 본격화한 것을 두고 경북 성주군 초전면 한 주민은 이같이 말했다.
군은 성주골프장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송헬기로 윤형 압착철조망 등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성주골프장 입구 반대편인 노곡리 야산 쪽에서 군이 이미 철조망 공사를 하고 있다는 주민 제보가 들어왔다.
연합뉴스 취재팀은 지방도 913번을 따라 노곡리 야산 쪽으로 올라갔으나 경찰이 통행을 막았다.
이곳은 사드 발사대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800여m인 지점이다.
군이 간벌작업을 미리 했다고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러나 군은 "롯데 측이 골프장 증설을 위해 간벌을 해둔 곳"이라고강조했다.
주민 반발 때 성주골프장 입구 쪽도 중요하지만, 반대편인 노곡리는 높지 않은 야산이라서 진입이 쉬워 철조망으로 울타리 공사를 미리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군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넘겨받은 148만㎡ 임야에 철조망으로 경계표시용 울타리 공사를 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이 수송헬기를 동원해 철조망 설치를 본격화하는 등 분주하지만, 성주투쟁위·김천대책위는 현재로썬 현장에서 직접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성주투쟁위·김천대책위 관계자, 주민 등 20여명은 성주골프장 입구 쪽인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에 모여 상황을 지켜보며 앞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천대책위는 이날부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상황실을 설치해 골프장에 진입하는 공사 차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천대책위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공동위원장 5명과 부위원장 2명이 매일 1명씩 팀장을 맡아 다른 팀원과 함께 상황실을 운영한다"고 했다.
한 주민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트랙터를 몰려다가 경찰 제지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성주투쟁위 김충환 공동위원장은 "군이 헬기로 철조망 등 물자를 수송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골프장 입구에도 경찰이 출입을 막아 골프장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골프장에서 200여m 산 아래쪽 초소(출입문)에 120여명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초소에서 1.5㎞ 아래쪽 삼거리 입구에 경찰 400여명을 배치해 골프장 쪽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취재기자에게는 초소까지 통행을 허락하고 있다.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원불교 최용정 교무는 "성주골프장과 노곡리 등은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종사의 구도 길"이라며 "성지에 사드를 배치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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