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지·축대·옹벽·공사장 등 주의…예방소홀 했다간 큰 피해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땅속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나흘 앞두고 한낮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도는 완연한 봄 날씨다.
하지만 이런 봄기운에 취해 안전사고 예방에 소홀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해빙기 때는 땅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건축물 붕괴나 산사태, 낙석 등의 사고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공사현장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주변 점검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 2015년 2월에는 지방의 한 아파트 뒤편 옹벽 일부가 갑자기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쏟아진 콘크리트와 토사 1천여t이 바로 옆 주차장에 있던 차량 49대를 덮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아찔했던 사고였다.
조사결과 해당 옹벽은 두께 등이 충분하지 않은 구조적 결함이 있었던 데다 해빙기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분석됐다.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14년 3월에는 북한산 인수봉 정상 부근에서 날이 풀리며 쪼개진 바위 파편이 등산객을 덮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500㎏에 달하는 바위가 갑자기 여러 파편으로 쪼개져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피할 겨를 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해빙기 낙석·붕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68건이나 발생했다.
이들 사고로 인해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
전체 사고의 54%가 절개지에서 발생했으며 축대·옹벽(21%), 건설공사장(1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부와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해빙기 안전 관리에 나섰다.
중앙부처에서는 국립공원·문화재·급경사지 등 소관 시설물을 관리하고, 지자체는 고위험 시설물 2천830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국민안전처 황범수 안전점검과장은 "해빙기에는 시설 점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며 "만약 위험하다고 의심되는 사항이 있으면 '안전 신문고'를 통해 신고하거나, 긴급한 경우 가까운 읍·면·동사무소 또는 119로 지체 없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도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낙석 사고의 절반가량이 해빙기에 발생한다"며 "봄철 안전한 탐방을 위해서는 해빙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큰 일교차에 대비해 보온 의류 등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행 때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을 설치하면 추락 위험 지역, 낙석 발생 우려 지역 정보 등 재난안전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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