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언론자유 가치 고려…석방 기대"…양국관계에 또 악재
(이스탄불 베를린=연합뉴스) 하채림 고형규 특파원 = 쿠르드계 지도자를 인터뷰한 독일 유력 보수 일간지 디벨트의 터키주재 특파원이 터키 국내에서 테러 선전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자 독일 정부 지도자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언론자유를 촉구하며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고, 이에 맞물려 양국관계에 또 하나의 악재가 돌출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27일(현지시간) 터키 도안뉴스통신과 독일 언론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디벨트 데니즈 이위젤(43) 기자에게 구속 재판 결정을 내렸다.
이위젤 기자는 독일·터키 이중국적자다.
앞서 이달 14일 이위젤 기자는 테러 선전과 터키 에너지장관 이메일 해킹에 연루된 혐의로 구금됐다.
이위젤 기자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지휘관 제밀 바이으크 인터뷰와, 터키 에너지장관의 이메일 유출사건에 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에너지장관의 이메일이 해킹돼 위키리크스를 통해 유출됐다.
터키 법원의 이번 결정이 나오자 독일 정부와 시민사회 인사들은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터키 측의 언론자유 존중과 이위젤 기자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터키 법원의 결정이 가슴 아프고 실망스럽다고 반응하고 "특히나 이위젤 기자가 자진 출두해서 조사받은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조처는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 사법부가 위르젤 기자의 사건을 다루면서 민주사회의 존귀한 언론자유 가치를 고려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위르젤 기자가 곧 석방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도 독일과 터키 관계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은 법치 적용과 언론·표현의 자유 가치에 관한 양국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비평했다.
하이코 마스 법무부 장관은 "미운 언론인이라고 해서 가둬둔다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는 법치 및 언론자유와 양립할 수 없다"고 가세했고, 닐스 안넨 연방하원 외무위원회 소속 사회민주당 정책대변인은 "안 그래도 매우 갈등이 심한 양국 관계에 부담을 더 지울 수 있는 사안"이라며 역시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소셜네트워크 캠페인('#FreeDeniz') 등을 통해 베를린 등 독일 전역 9개 도시와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항의 집회 개최를 잇따라 계획하는 등 이위젤 기자의 석방 운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tree@yna.co.kr,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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