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방문 리동일, 국제무대 잔뼈 굵은 北외교의 '입'

입력 2017-02-28 17:41   수정 2017-02-28 18:05

말레이 방문 리동일, 국제무대 잔뼈 굵은 北외교의 '입'

주유엔 北차석대사로 단골 회견…ARF서도 北대변인 활동

'아세안통' 경력 활용해 화난 말레이시아 진정 시도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남 암살 사건 대응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전격 방문한 리동일 전 주(駐)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오래 활동하며 핵심 사안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베테랑' 외교관이다.

뉴욕의 유엔 북한대표부 '2인자'로 재임하며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입' 역할을 했고,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단골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 때문에 국내 외교가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인사다.

리 전 대사는 수년간 주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로 활동하다 2014년 말께 귀임한 후 현재 직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국제기구국 부국장을 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그는 주유엔 차석대사 시절 북한 대표부가 여는 기자회견에서 단골로 나와 북미관계, 핵·인권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밝히곤 했다.

지난 2014년 4월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며 "북한은 '붉은 선'을 그었는데, 미국이 도발을 계속하면서 이 선을 넘어서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북한 대표부가 유엔본부에서 처음으로 연 북한인권 관련 '설명회'에서 자신들의 인권 보장 관련 노력을 주장하고 질의응답에 응하기도 했다.

그는 주유엔 대표부 근무를 전후한 2008∼2010년, 2015년에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국가들이 매년 돌아가며 개최하는 ARF 외교장관회의 대표단에 거의 빠짐없이 포함됐다. 특히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거침없는 태도로 ARF 북측 대표단의 대변인 역할을 해 왔다.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때는 기자회견을 자청, "(미국이 북한을) 군사동맹 강화 구실로 계속 삼는다면 필연적으로 제2차 한국전쟁 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군축과장을 지내는 등 외무성 내 군축 전문가로도 알려진 리 전 대사는 2000년에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북·미 5차 미사일회담에도 북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했다. 2007년에는 부산에서 열린 제4차 ARF 사이버테러 세미나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대사의 이런 이력을 볼 때 북한이 김정남 피살에 따른 외교적 난국 타개를 위해 '다목적 포석'으로 그를 파견했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다수의 여론전 경험을 가진 데다, 잦은 ARF 참석으로 아세안과의 관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이 금지한 VX 신경제가 김정남 암살에 사용돼 대북 비난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가 군축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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