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임기를 기존보다 2년 더 늘리는 방안이 의회에서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친정부 성향의 무소속 의원 이스마일 나스레딘은 현 이집트 대통령 임기를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나스레딘 의원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 임기를 연장하고 연임까지만 인정하는 규정을 해제하고자 헌법 140조 항의 수정에 동의하는 의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다.
이집트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나스레딘 의원의 희망대로 헌법이 수정된다면 엘시시 대통령은 최소 12년간 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나스레딘 의원은 전체 의원 중 20% 지지를 얻으면 의회에 개헌 안건을 정식으로 상정할 수 있다.
나스레딘 의원은 "자신의 바람대로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은 대통령의 권리"라며 "국민은 그를 선택하거나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적, 경제적 변화를 겪은 나라들은 대통령의 임기를 6년으로 늘리는 게 필요하다"며 "임기 연장은 행정 당국이 장기 계획을 실행할 때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그간 재선에 도전할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이집트인들의 의지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하며 재출마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이집트 헌법학 교수인 살라 파우지는 "어떠한 것도 개헌 추진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개헌은 대통령 또는 전체 의원 중 최소 3분의 2의 승인이 필요하고 그다음에 국민투표를 거쳐 국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을 주도한 국방장관 출신의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투표율 47.45%에 득표율 96.91%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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