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측 "경선룰 마무리부터…후원회 시기 논의중"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수윤 기자 = 야권의 대선 레이스가 점차 빨라지는 상황에서 각 대선주자는 저마다 후원회를 꾸리며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자신의 지향점이나 캠프의 특성에 맞게 후원회를 특징 있게 구성해 '강점'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는 2일 '문재힘 위원회'라는 이름의 대선 경선 후원회를 발족한다.
특히 위원회는 후원회장을 따로 두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유명인사나 저명한 정치원로 등이 맡아왔던 관례에서 벗어나 국민이면 누구나 '후원회장'으로 참여할 길을 열어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후원회 참여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나는 문재힘이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소액다수·십시일반 식의 후원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현재가지 모든 일정과 캠프 살림에 드는 비용을 사재에서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문 전 대표는 법무법인 '부산'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자신의 저서들에서 나오는 수익도 활용하고 있다고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캠프 스태프는 무급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당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세돌 9단을 비롯한 청년 15명을 후원회장으로 내세웠다.
젊은 도전자들이 안 지사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시대교체'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주목된 이 9단 외에도 전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시아 총괄대표를 지낸 투자 사업가 샘리(46) 씨, 젊은 스타트업 기업 CEO 권지훈(34) 씨, IT기업 CEO인 임현수(38) 씨, 패션잡지 CEO인 유도연(34)씨 등이 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소년공 출신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년과 해고노동자, 소상인과 농민, 장애인과 직장맘 등 이른바 '흙수저', '무(無)수저'가 공동후원회장단을 구성한 '흙수저 후원회'를 만들었다.
명망가 영입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한다는 자신의 색깔을 살려가며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상임 후원회장도 이 시장의 대표적인 성남시 정책인 '청년배당금' 수혜 청년인 사회복지사 박수인씨가 맡는 등 약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이 맡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경선후보 후원회 구성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내 경선을 위한 가칭 '국민캠프'는 일단 띄웠지만, 후보간 경선 룰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고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경선 또는 본선을 준비할 후원회 구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시기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원 안철수'의 후원회장은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로, 경선·본선 대비 후원회가 꾸려지더라도 이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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