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두달간 쓴 '동산백원', 헐린 줄 알았더니 아직 존재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중일전쟁이 본격화한 1938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사용했던 중국 광저우 청사(廣州) 건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1938년 7월22일부터 같은해 9월19일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광저우에서 사용한 청사의 현재 위치 및 건물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시 임시정부가 머물렀던 건물인 '동산백원'의 위치는 현재 중국 광저우 동산구 휼고원로 12호로 현재 해당 건물은 주거용으로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상해에서 수립되어 1945년 11월 국내로 환국할 때까지 27년간 항저우(杭州), 젼장(鎭江), 챵샤(長沙), 광저우(廣州), 포샨(佛山),류저우(柳州), 충칭(重慶) 등지에 머물렀다.
특히, 1938년 중일전쟁이 본격화되고 국민당 정부의 수도 남경이 함락되자 임정은 호남성(湖南省) 챵샤(長沙)로 이동했지만 전황이 급박해짐에 따라 7월 19일 새벽 다시 챵샤를 떠나 7월 22일 광저우에 둥지를 틀어 약 두달간 머물렀다.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 건물은 당초 학계 연구 및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멸실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주광저우총영사관이 광저우시 문화국과 협조해 청사 소재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건물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총영사관과 광저우시의 공동 조사에 이어 우리 측 유관기관인 독립기념관 국외사적지팀의 검증 작업을 거쳐 지난해 9월 말 최종 조사 보고서가 완료됐다. 이어 같은해 12월 보훈처 등 유관기관이 현장 답사를 실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를 새로 발굴함에 따라 그간 공백으로 남아있던 중국 화남지역 임시정부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일전쟁이 본격화한 1938년은 임시정부에도 가장 큰 고난의 시기였다"면서 "광저우 청사는 이 시기 양국 협력의 역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사적지로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건물의 보존 방법이 있는지 유관 부처 등과 함께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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