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에 전체 3분의 1 할애…'김정남 암살' 부각하며 북핵 해결 강조
北주민에 "통일되면 동등한 구성원"…北정권과 분리해 별도 메시지
日에는 과거사 직시·軍위안부 합의 실천 강조…기본 원칙 확인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이한승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3·1절 기념사는 김정남 암살사건을 일으킨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제재 기조를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김정남 암살로 북한 정권의 실상이 드러났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북핵 문제와 함께 북한 인권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 올렸다.
황 권한대행은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사 직시를 촉구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실천을 강조했다.
◇ 北인권 처음 거론하며 "가해자 처벌"…대북 압박·제재 강조 = 황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핵, 북한 인권, 통일 문제 등 3가지 분야로 구성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김정남 피살사건'을 다시 거론하고 북한 정권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잔혹하고 무모하며 반(反)인륜적 북한 정권의 속성과 민낯을 보여준 것",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황 권한대행은 또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공개처형 등 형언할 수 없는 참상"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가해자 처벌 실현 노력" 등을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이 북한 인권문제와 가해자 처벌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권 침해 가해자는 사실상 북한 김정은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황 권한대행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권한대행이 안보 외에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이만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김정남 암살사건과 북한 인권문제 등을 통해 당면 안보 위협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민생 파괴" 및 "인권 유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북한의 잘못된 셈법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전략적 판단을 바꾸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압박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한미연합의 억제와 방어능력 배가"를 강조, 야당과 중국 등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대북 압박·제재 차원에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황 권한대행은 "북한 일반 간부와 주민도 통일되면 동등한 민족 구성원으로서 자격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에 대해 북한 정권과 분리하는 접근법을 취했다.
◇ 일본에는 과거사 직시·군 위안부 합의 실천 강조 = 황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자"(박 대통령의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는 정부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출발점이자 필요조건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미래세대 교육"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호혜적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같이 강조한 것이다.
이와 함께 황 권한대행은 당면 과거사 현안인 한일 양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잘못된 태도로 군 위안부 문제 합의가 흔들리면 한일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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