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8일 국민당 정권에 의한 대만 원주민 학살 사건인 2·28 사건 70주년을 맞아 진상 규명을 강조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시 2·28 평화공원에서 열린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진상 규명이 되지 않는다면 그 과거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면서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정의의 실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정의의 실현은 정치투쟁이 아니며 온 국민이 향해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다음달부터 2·28 사건뿐만 아니라 계엄령 시기에 이뤄진 '백색테러'에 대해서도 과거사 바로잡기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28 사건은 1947년 당시 장제스(蔣介石) 국민당 정권의 담배 암거래상 단속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군을 동원해 원주민 2만8천 명을 학살한 사건으로 이후 계엄령에 의한 권위주의적 철권통치로 '백색테러'도 자행했다.
차이 총통은 "역사적 화해는 진상 규명 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가해자는 사과하기를 원하고, 피해자는 용서하기를 원하는 2·28로 만들어야 대만의 민주주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28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애쓰다 2년 전에 고인이 된 장옌셴(張炎憲·1947∼2014) 박사가 최근 며칠간 계속 떠올랐다"며 장 박사의 유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장제스 초대 총통을 기리는 중정(中正)기념당은 탈(脫) 장제스 논란과 함께 용도 개편이 추진되면서 이날 하루 휴관과 함께 조기를 게양했다.
대만 문화부는 전날 2·28 사건 기념행사를 존중하고 사회적 대립을 피하기 위해 장제스 우상화 논란을 빚고 있는 중정기념당을 28일 하루 휴관한다고 발표했다.문화부는 또 중정기념당의 차후 용도가 결정될 때까지 매년 2월 28일 휴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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