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폐선로 옆 집시촌 전격 철거

입력 2017-03-01 00:34  

프랑스 파리 폐선로 옆 집시촌 전격 철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시 당국이 파리 북부의 폐선로 옆에 세워진 집시촌을 28일 아침(현지시간) 전격 철거했다.

르몽드 등 프랑스언론에 따르면 파리시와 경찰은 이날 오전 파리 북부 포르트 드 라 샤펠 지하철역 인근의 국영철도회사 SNCF의 소유지에 있는 판자촌을 철거했다.

폐선로에 자리한 이 판자촌에는 프랑스의 최빈곤층에 속하는 집시 수백 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철거 과정에서 15∼20명의 집시가 사유지 무단점거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파리시는 이들을 이주시킬 보호소 공간 150석을 확보하고 버스로 수송하려고 했지만, 집시들이 거부해 보호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판자촌 철거로 갈 곳을 잃은 집시들은 다른 집시촌들을 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 남자는 "경찰이 새벽부터 들이닥쳐 (보호소 안내 등은 하지 않고) 무조건 떠나라고만 했다"면서 당국의 강제철거로 갈 곳을 잃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철거된 판자촌 인근의 다른 집시 거주지도 지난주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철거조치했다.

집시는 인도 북부에서 기원한 유랑민족을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여주인공 에스메랄다도 집시로 그려지는 등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낭만과 애환을 상징하는 민족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서유럽으로 건너온 집시들의 상당수가 소매치기, 구걸 등으로 연명하는 등 극빈곤층으로 살아가고 있다.

프랑스에는 1990년대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등 동유럽에서 대거 집시들이 건너와 현재 2만명 가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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