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본고장 伊서 대형화·고급화…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7-03-01 01:28  

스타벅스, 커피 본고장 伊서 대형화·고급화…승부수 통할까

슐츠 CEO "밀라노 1호점, 유럽 최대면적·로스팅 시설 갖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년 하반기 이탈리아에 본격 상륙하는 스타벅스가 콧대 높은 커피의 본고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형화, 고급화라는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라 레푸블리카,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복수의 이탈리아 언론은 28일자 지면에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를 게재, 이탈리아 진출을 앞둔 스타벅스의 전략을 소개했다.

1983년 여행 차 찾은 밀라노의 바에서 이탈리아 커피 문화에 영감을 받아 이탈리아식 커피를 파는 가게를 내며 스타벅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슐츠 CEO는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특별한 곳이고, 이탈리아 커피 유산과 문화를 깊이 존중하는 만큼 오랜 준비 끝에 내년 하반기 밀라노에 1호점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수 년 전부터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진출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있었으나 스타벅스는 단돈 1유로(약 1천250)짜리 에스프레소와 선 채로 순식간에 커피를 마시는 바 문화에 길들여진 이탈리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던 탓에 그동안 선뜻 점포를 내지 못했다.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세계 72국에 2만4천500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는 스타벅스로서는 세계 주요 국가 중에서 마지막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남아있던 이탈리아를 공략하기 위해 대형화, 고급화로 승부하기로 했다.

밀라노 두오모(대성당) 인근의 고풍스러운 옛 우체국 건물에 자리 잡게 될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1호점은 2천400㎡의 유럽 최대 매장으로 꾸며진다. 이 같은 면적은 평균 스타벅스 매장 크기의 10배가 넘는 것이다.

또, 매장 안에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 시설이 갖춰지고, 다양한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이탈리아 유명 제빵사인 로코 프린치에게 제과류를 공급받는 등 고급화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슐츠 CEO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커피에 대해 가르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커피라는 똑같은 음료에 대한 우리의 다른 해석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라며 "밀라노의 1호점이 우리 소망대로 성공하면 다른 곳에도 점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이탈리아인이 프라푸치노, 아메리카노와 같은 변종 커피가 이탈리아 고유의 커피 문화를 교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슐츠 CEO는 "이탈리아에도 세계 곳곳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을 경험한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성공 가능성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점포를 냄으로써 수백 명의 이탈리아 시민들에게 평균 이상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밀라노 시내의 녹지 사업의 입찰권을 따낸 스타벅스가 최근 밀라노 두오모 광장 인근에 외래종인 야자나무와 바나나 나무를 심어 찬반 논란에 휘말린 것에 대해서는 "단지 도시를 위해 무엇인가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사람들이 결국 이 나무들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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