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남성을 중심으로 장난감과 인형, 캐릭터를 즐기는 '키덜트(Kidult)'가 주류 문화로 떠오르면서 유통 시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아이 감성을 가진 어른을 뜻한다. 이들이 장난감과 게임 등 유년시절 향수를 쫓는 문화가 어느덧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은 1990년대 후반부터 큰 인기를 끈 일본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피규어(캐릭터 모형) 22만 개를 내놓았는데 모두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 인터넷 업체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 '카카오 프렌즈(튜브, 무지, 피치, 네오)'를 활용한 3단 우산 4종을 출시한 후 전체 우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1%나 급증했다.
온라인 경매시장에서도 키덜트의 주역인 30대 남성이 본격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온라인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블루 집계에 따르면 낙찰자 중 30대 남성의 비율이 29%를 차지했다. 이들이 주로 사들이는 것은 토이·피규어, 오디오, 디자인 제품들이다. 지난해 진행된 서울옥션블루 경매에서 토이·피규어 낙찰자 중에서 30대 남성의 비율은 63%로 나타났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 사이에 태어난 30대들이 청소년 시절 즐겼던 문화를 다시 소비하는 현상이다.
지난 1월 출시된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증강현실(AR)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인기도 1990년대부터 나온 게임 '포켓몬스터'와 그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포켓몬고는 출시 한 달 동안 주간 사용자 수가 평균 649만 명으로 국내 게임 매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무선 조종 비행체 드론도 최근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당초 군사·촬영 등에 쓰이던 무선 조종 비행체 드론을 주말 공원 등에서 날리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드론뿐 아니라 키덜트 문화 확산과 함께 다른 무선조종(RC) 제품(RC헬기·RC자동차 등) 인기도 높아져만 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 세대보다 풍족한 물질적 환경에서 자란 30대 남성이 키덜트 문화를 즐기는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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