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법원 "동성 파트너, 두번째 아빠로 인정" 판결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남성동성애(게이) 커플을, 대리모로 얻은 아이들의 '두 아빠'로 인정하는 이탈리아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유럽 내에서도 가톨릭 교계를 중심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이탈리아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트렌토 지역의 항소법원은 지난달 23일 캐나다의 대리모를 통해 얻는 아이들의 법적 아버지로 인정해달라는 게이 커플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이탈리아 법원이 생물학적 아빠뿐만 아니라, 그의 게이 파트너까지 모두 아빠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부모 관계는 생물학적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양육의 책임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 측은 "중대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게이 커플 측 알렉산더 슈스터 변호사는 "부모의 지위에서 '두 번째 아빠'를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게이 활동가를 비롯한 성 소수자 진영에서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의회는 많은 논란 끝에 서유럽 국가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동성 간 결합'을 허용하는 법안을 지난해 5월 처리했다. 다만 최종 법안에서 동성 커플의 입양권은 빠졌다.
그렇지만 대리모를 통한 출산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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