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내 反트럼프 여론·'러시아 내통설' 파문 고려한 듯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6월로 예정됐던 영국 국빈방문을 연기했다고 영국 매체 더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주 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영국 방문 일정을 늦추는 방안을 논의했고, 오는 10월로 재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조정되는 일정은 10월 5일부터 8일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왕 초청을 받는 '국빈방문'을 요청했지만, 영국 내에서는 초청을 취소하고 '공식 방문'으로 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취임한 지 28개월이 지나서야 영국에 국빈 자격으로 초대받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둘러싼 논란도 영국 내 반발 여론을 키웠다. 이 때문에 관련 논란이 잦아들 수 있는 가을쯤으로 방문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고 더선은 분석했다.
'10월 방문'이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 버킹엄궁 대신 스코틀랜드 발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더선은 덧붙였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영국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에 앞서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앞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미·러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과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정부 고위관리는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별도의 준비작업이 진행되는 사항은 없다"며 러시아 측 주장에 반박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러한 엇갈린 발언은 양국 정상회담의 불투명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러시아 측 인사들과 은밀히 접선했다는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고위관리들을 불러 이 같은 내통설을 반박하라고 요구한 정황까지 최근 포착돼 의혹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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