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포르투갈·혼혈인과도 잘 어울려…한국 축구팀도 응원"

입력 2017-03-01 18:29  

"김정남, 포르투갈·혼혈인과도 잘 어울려…한국 축구팀도 응원"

(마카오=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으로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한국계나 중국계 외에 포르투갈계, 혼혈계 주민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마카오 콜로안 섬에서 만난 포르투갈 식당 '에스파초 리스보아' 매니저 쿠스토디오 씨는 "김정남이 과거 식당에 몇 차례 온 적 있다"며 "김정남이 특별한 신분이라는 티를 내지 않아 평범한 주민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쿠스토디오 씨는 "과거 시내에서 열린 파티에서도 김정남을 여러 차례 본 적 있다"며 "중국계 친구가 많았지만, 포르투갈계나 매카니즈(포르투갈-마카오계 혼혈)와도 곧잘 대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남이 파티에서 점잖은 편이었다며 지금은 없어진 마카오 내 북한 식당을 소개받아 가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때 콜로안섬 빌라에 체류한 김정남이 인근 포르투갈 음식점을 애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과 글을 통해 포르투갈 요새를 호텔로 개조한 산티아고 호텔에 '좋아요' 표시를 하는 등 포르투갈 문화 시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적이 있으며 포르투갈 와인도 좋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민도 김정남이 중국인, 매카니즈 등과 자주 파티를 했다며 포르투갈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교민은 김정남은 축구 경기를 보면서 북한뿐 아니라 한국도 응원하는 등 개방적인 성격이었다며 일본 음식점 메뉴에 한국 음식이 없으면 지인에게 한국 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악당을 혼내줘야 한다고 말하는 등 순수한 모습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민은 김정남이 평소 살아 있고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자주 말했다며 자녀에게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하라고 교육했다고 전했다.

부친의 교육 덕분인지 김한솔은 2007년 12월 'kimhs616'란 아이디로 유튜브에 게시한 영문 글에서 "나는 북한에서 중간 수준으로 살고 있지만 좋은 음식이 있어도 먹을 수 없다"며 "우리 인민에게 정말 미안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남겼다.

김한솔은 "나는 우리 인민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김정남은 한솔·솔희 남매를 마카오의 한 스카우트 단에 등록하고 마카오와 해외 유명 국제학교에 진학시키는 등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첫째 부인과 베이징(北京)에 있는 금솔 군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김정남이 북한이 고향인 이들과 가족의 고향 방문 지원 등에 관심을 보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정남의 마카오 친구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김정남이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자선 활동에도 관여했다며 "김정남이 매우 인간적이었으며 마카오에서 많은 이들을 도왔다"고 전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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