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 태극기' 다수 등장…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발언
주최측 추산 30만명 모여 청와대·헌재 방향 행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제98주년 3·1절인 1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18번째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이 우산과 우비를 쓰고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워 주최측 추산 30만명이 참석했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선고만 남긴 헌법재판소가 촛불 민심을 수용해 반드시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근혜는 최후변론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보도와 촛불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됐다고 항변했다"며 "1천만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있었기에 탄핵 인용을 앞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8년 전 오늘 3·1운동의 힘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됐고, 마침내 1945년 대한민국이 해방됐다"며 "여러분은 진정한 독립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모였다. 한 분 한 분이 유관순 열사"라고 말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탄핵 반대단체를 향해 "숭고한 태극기를 부패한 정권을 위해 쓰는 것은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동포 여러분은 민족의 자주독립을 생각하면 당장 거두어 달라"고 호소했다.
3·1절을 맞아 촛불집회에도 태극기가 다수 등장했다. 다만 탄핵 반대단체의 '태극기 집회'와 달리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함께 달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참석해 현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규탄했다.
이용수(89) 할머니는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부는 한마디 말도 없이 2015년 12월28일 협상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튼튼한 대한민국을 지키는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각계 발언, 공연 등으로 이뤄진 본 집회가 끝난 뒤 빨간색 종이를 대고 촛불을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집회 시작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끝날 때쯤 더욱 거세졌지만 이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헌재는 탄핵하라', '3월 4일 또 모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방면, 헌재 방면으로 나눠 행진했다.
행진 행렬은 국민의 분노를 상징하는 빨간색 대형 풍선과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의 눈알 모양 공을 행렬 위로 굴린 후, 박근혜 대통령 분장을 한 대역을 포승줄에 묶어서 잡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천명)를 투입하고, 광화문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 간 접촉을 막았다. 양측이 근접한 장소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선고까지 이달 4일과 11일 주말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민주노총은 총파업, 농민단체는 농기계 시위, 학생들은 동맹휴업을 조직하는 등 강력한 항의행동을 벌이겠다고 퇴진행동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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