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웰터급 최강전에서 정지수에게 설욕하고 우승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가장 큰 비결은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차분하고 침착하게 하려고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일까지 82일간을 달려온 'SBS 프로복싱 서바이벌 2017' 시즌 1. 한국 복싱 웰터급 최강전이 정마루(30·와룡)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온 정마루였기에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권투위원회(KBC) 웰터급 챔피언인 정마루는 18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톱시드에 배정됐다. 32강전 없이 곧바로 16강전으로 직행했다. 대회 최강자에 대한 예우였다.
하지만 정마루는 첫판인 16강에서 정지수(27·수원태풍)에게 불의의 일격(심판 전원일치 판정패)을 당했다.
킥복싱에서 화려한 전적을 쌓고 프로복싱으로 전향한 정지수는 사실상 복싱 초보나 마찬가지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와신상담한 정마루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간신히 살아남았고, 결승에서 정지수를 다시 만나 설욕에 성공했다.
정마루는 "웰터급(66.68㎏)에는 정마루(188㎝)의 신장을 가진 선수가 없다"며 "스타일 자체도 워낙 생소해 처음에는 많이 애를 먹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재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마음가짐인 것 같다"며 "16강에서 만났을 때는 서두르고 급하게 했는데, 결승에서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는 정마루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정마루의 완급을 조절한 공격에 정지수는 자신의 장점인 탁월한 리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정마루는 "경기 일정이 워낙 빡빡한 데다 몸무게 변동이 심한 편이라 거의 2주, 3주 단위로 10㎏ 가까이 감량을 해야 해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며 "우승도 좋지만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국내 최고의 우승 상금 3천만원까지 거머쥔 정마루는 "세금 제하고 남는 돈으로 여행 한번 다녀오고 싶다"며 그때야 편한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한국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그는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이제 되든 안 되든 세계 타이틀전에 꼭 한번 도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정마루는 "힘든 일정이기는 했지만 사실 복싱 침체기 때 복싱을 시작해서 1년에 한 번 경기하기도 쉽지 않았던 저에게 이렇게 맘껏 뛸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며 대회를 주관한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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