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계 흐름 담은 기조연설 발언 화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 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이하 MWC) 2017'에서 글로벌 리더들은 미래의 삶에 관한 통찰력을 담은 발언들을 남겼다. 업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그들의 말을 정리해봤다.
◇ "30년 내 신발 속 칩이 인간보다 똑똑해진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7일 개막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 '슈퍼 인텔리전스'가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하면서 인류의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30년 후 아이큐 1만의 슈퍼 인텔리전스 컴퓨터가 탄생할 것"이라며 "2040년에는 IoT(사물인터넷) 칩이 내장된 스마트 로봇이 세계 인구수를 추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20년 후에는 인공지능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지 모른다"(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27일 기조연설에서 20년 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질문에 "20년 후 '진지한'(serious) 인공지능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금 여러분을 즐겁게 하듯이 인공지능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농담처럼 한 발언이었지만 콘텐츠업계에서 향후 인공지능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 "5G가 갖고 올 변화, 통신사가 주도"(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은 27일 개막 기조연설에서 "5G는 모든 산업과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오직 통신사만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KT가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겠다"며 "5G는 2035년까지 12조3천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19세기는 황금, 20세기는 오일러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콘텐츠를 향한 골드러시가 펼쳐질 것"(아르노 드 퓌퐁텐느 비방디 CEO)
프랑스의 대형 미디어그룹 비방디(Vivendi)의 아르노 드 퓌퐁텐느 CEO는 28일 기조연설에서 "미디어와 통신이 결합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대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통신사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혁신적인 콘텐츠가 필요하고, 방송사 등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를 제공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윈윈'하기 위한 전략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 "데이터만 팔아서는 안 돼"(에릭 쉬 화웨이 순환 CEO)
중국의 대형 통신업체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 CEO는 같은 날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사업자는 이제 콘텐츠 플레이어"라며 "데이터를 파는 사업자에서 고화질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영상 시대 통신사가 동영상을 제공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 "'망 중립성' 정책은 실수"(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장)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 신임 위원장은 28일 기조연설에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확립한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은 '실수(mistake)'라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망사업자(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에 관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망 중립성' 반대론자로 알려진 파이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불확실성이 성장의 적이 되고 있다"며 망 중립성을 "지난 세기(last century)의 규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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