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 트럼프 승리에 "나도 출마해볼까"

입력 2017-03-02 08:11  

오프라 윈프리, 트럼프 승리에 "나도 출마해볼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63)가 공직 경험도 없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고 자신도 대선 출마를 고려해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윈프리는 1일(현지시간) 사모펀드계 거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67)이 진행하는 블룸버그TV 토크쇼에 출연,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해볼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루벤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 진행자로 유명세를 탄 점, 기업가 출신으로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점, 미국에 아직 여성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점, 윈프리 지지 기반과 인기가 높은 점, 윈프리가 수많은 유리천장을 깬 흑인 여성이라는 점 등을 들며 "대통령 선거에 나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방청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윈프리는 "이전까지 그런 질문을 한번도 진지하게 받아들여본 일이 없다. 가능성 조차 고려해보지 않았다"며 "'나는 경험이 없고, 충분히 알지 못해'라고 생각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트럼프 당선 이후 공직생활 경험이 없어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루벤스타인이 재차 의사를 확인하자 웃음으로 넘기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블룸버그TV는 이 방송이 미국 대선 한달여 후인 작년 12월12일 사전 녹화됐다고 밝혔다.

윈프리는 만 19세에 방송계에 입문, 1986년부터 2011년까지 25년간 시카고를 기반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 1위에 5차례 이상 올랐다.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239위에 올라있는 윈프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흑인 자선 사업가로도 손꼽힌다.

윈프리는 2000년 자신의 이름을 딴 'O, 더 오프라 매거진'을 창간했고, 2011년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과 공동으로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OWN)를 설립했다.

윈프리는 2008 대선에서 여성 표와 흑인 표를 정치 초년병 버락 오바마에게 '집중'시켜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도 '킹 메이커'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지사는 당시 오바마의 대선 승리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석에 윈프리를 지명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윈프리는 "관심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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