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잉서비스' 사라질판…심야식당 줄고 당일배송 존폐 위기

입력 2017-03-02 14:26  

日 '과잉서비스' 사라질판…심야식당 줄고 당일배송 존폐 위기

호텔·백화점도 손질 검토…일손 부족에 인구구조 변화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최대 택배업체 야마토운수가 시간지정 및 당일배송 택배의 폐지를 만지작거리는 등 택배, 심야식당 등의 이른바 '과잉서비스'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전했다.

이런 움직임에는 일손이 부족해진 영향이 크다. 과거 인구 증가와 다인가구 시대에 성행한 과잉서비스 경쟁이 인구가 줄고 1인가구가 급증하는 인구사회학적 변화와 맞물려 한계에 직면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택배업계 1위 야마토운수는 1인가구 증가와 인터넷통신판매 택배 급증으로 경쟁이 격화되며 종업원 초과노동이 만성화되자 2017년도 잔업시간을 전년보다 10% 줄이기로 했다.

고객들에게 매우 세세한 것까지 배려해 서비스하는 이른바 '일본류(日本流) 과잉서비스'가 종업원들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자 택배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려 하는 것이다.

40년 전 일본에 택배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야마토로선 큰 변화다. 야마토는 일본 택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구라 마사오 전 사장(2015년 사망)의 '서비스가 우선이고, 이익은 다음'이라는 철학 아래 그간 시간지정 배달, 골프가방 수송, 식품 선도 유지 택배 등 다양한 서비스로 성장해왔다.

야마토는 잔업을 줄이고자 우선 택배 총량을 억제하는 동시에 아마존 등 대형 인터넷통판업자에 운임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교섭이 잘 안되면 거래중단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시간대 지정 택배 서비스도 재검토해 낮 시간대 일부에 대해선 이미 폐지했다. 당일배송 서비스를 손질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통판업체가 야마토의 운임 인상 요구를 수용하면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다른 소매업태들도 택배업체와 연동된 서비스가 많아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잉서비스 시정 움직임은 일본 택배업계 전반으로 확대돼 2, 3위 업체인 사가와규빈과 닛폰유빈(日本郵便)도 택배 단가 인상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사가와규빈은 2013년 아마존의 저가 물량을 거부한 데 이어 앞으로도 채산성이 나쁜 거래처에 가격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닛폰유빈은 6월 일부 지역에 택배와 함께 배달하고 있는 엽서요금을 10엔 올려 62엔(약 615원)으로 할 방침이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대형트럭 운전사의 노동시간은 전 산업계 평균보다 20% 길지만, 소득은 10% 정도 적다. 따라서 일본 물류산업은 존재 방식의 수정이 불가피한 시기가 됐다.




과잉서비스를 줄이려는 움직임은 타업종에도 확산하고 있다. 24시간 영업으로 상징되는 '심야식당'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종업원 구인난에 시달리며 심야영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레스토랑 체인점 로얄홀딩스는 작년 11월 223개 전체 점포에서 24시간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스카이락그룹은 24시간 영업이나 새벽 2시 이후까지 영업 매장 가운데 70%의 영업시간을 단축한다.

일손 부족과 함께 업태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젊은층들이 밤에 심야식당을 자주 이용했으나 요즘 들어서는 편의점들이 가벼운 식사 제공 서비스를 내놓으며 편의점 이용으로 옮겨갔다.

호텔, 백화점 업계도 과잉서비스 청산에 나섰다. 일본 서비스업에서 과잉서비스를 손질하지 않으면 일본 서비스업이 세계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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