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타자 상대하는 법 새로 배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조쉬 린드블럼(30·피츠버그 파이리츠)은 "이제 거의 공평해졌다"고 말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흥미로운 대결이 성사됐다.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박병호와 2015년·2016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린드블럼이 미국에서 투타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결과는 린드블럼의 완승이었다. 린드블럼은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2사사구 1삼진으로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린드블럼은 경기 뒤 피츠버그 지역지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 인터뷰에서 "그(박병호)는 나를 상대로 홈런을 하나 쳐낸 적이 있다. 이제 거의 공평해졌다. 결과적으로는 주고받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2015년 KBO리그에서 격돌했다. 당시에는 박병호가 린드블럼을 상대로 13타수 5안타(타율 0.386) 1홈런 2타점 4삼진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이날 경기 후 '린드블럼이 탄탄한 구위로 피츠버그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린드블럼의 투구하는 사진과 그의 인터뷰를 실었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거의 모든 공을 파울로 만들며 악착같이 달라붙는 타자들과 불과 10개 팀뿐이라 서로서로 너무나 잘 아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일종의 체스 게임을 두는 것과 같다"며 "타자들을 상대로 투구하는 법을 정말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한국의 타자들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내 슬라이더를 계속 파울로 만들었다"며 "그래서 스플리터를 새롭게 익혔고, 체인지업도 가다듬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한국에서 몸에 밴 나쁜 습관도 빨리 지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2014년 90이닝을 던지는 게 고작이었던 린드블럼은 한국 무대 데뷔 첫해인 2015년에 210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에는 평균자책점이 5.27로 껑충 뛰었다.
그는 "작년에 내가 던진 모든 공은 정말로 평범했다"며 "그 전해에 너무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심장병을 앓는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롯데의 재계약 제의를 정중하게 고사한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린드블럼은 이날 경기 전 박병호뿐만 아니라 그가 기억하는 한국의 취재진에게도 찾아가 인사를 전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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