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학대에 발렌시아가 사과·기획사 해고, 랑방은 인종차별 논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화려함을 자랑하는 파리 패션가가 모델 학대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유명 브랜드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화려한 패션위크 런웨이 이면의 '가학적' 대우와 흑인 모델 차별이 내부 폭로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패션업계 전문가인 제임스 스컬리가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프랑스 패션 명가 가운데 하나인 발렌시아가 패션쇼 도중 150명의 모델이 기획사 간부가 점심을 먹는 동안 불이 꺼진 무대 주변에 갇혀 있었다고 밝혔다.
기획사 간부들이 의례적인 관행대로 문을 닫아버리고 점심을 먹으러 가버리는 바람에 모델들은 어두운 무대 뒷편에서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몇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다면서 이는 모델들에 대한 '가학적이고 잔인한 처우'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발렌시아가 측은 1일 성명을 통해 "최근 모델 배역(캐스팅)과 관련해 문제들이 있었다"면서 "캐스팅 과정을 획기적으로 바꿨으며 문제의 기획사 이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발렌시아가는 "이번 사건을 규탄하며 모델들에 가장 존경스러운 근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컬리는 학대 논란에 오른 기획사 간부들을 상습적인 학대자들로 매도하면서 파리 패션가에서 학대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실망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자신과 만난 일부 모델들의 경우 학대행위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컬리의 인스타그램 포스트가 조앤 스몰스, 헬레나 크리스텐센, 캐롤린 머피 등 슈퍼모델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가운데 그는 또 프랑스의 유명 패션 브랜드 랑방이 흑인 모델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부 기획사들이 랑방으로부터 흑인 모델들의 출연을 원치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스컬리는 주장했다.
그러나 랑방 측은 스컬리의 차별 주장을 강력 부인하면서 자사의 최근 쇼에는 다양한 모델들이 출연했다고 밝혔다.
스컬리는 이밖에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채 파리의 한 주요 패션가가 15세의 모델을 출연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모델 에디 캠벨은 스컬리의 모델 학대 주장에 대해 "전혀 새로운 주장이 아니다"면서 발렌시아가 케이스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고 동조했다.
캠벨은 자신은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라며 모델들이 가축시장처럼 스튜디오 주위를 뛰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캠벨은 패션은 '비공식 업종'이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태가 종종 벌어진다면서 만약 외부로 이를 발설하면 업계에서 영구 추방될 위험이 상존하는 폐쇄된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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