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고요"…나이지리아 엔지니어, 美입국과정서 '필기시험'

입력 2017-03-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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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라고요"…나이지리아 엔지니어, 美입국과정서 '필기시험'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입국자 단속과 불법 이민자 추방에 열을 올리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미 비자를 받은 나이지리아 엔지니어의 말을 믿지 못해 필기시험까지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2일 소셜네트워크 링크트인을 인용한 BBC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셀레스틴 오민(28)은 24시간의 비행 끝에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나이지리아 라고스, 케냐 나이로비 등에 사무실을 둔 스타트업 '안델라'에 채용됐다. 안델라는 아프리카의 뛰어난 개발자들을 미국 내 기술 기업과 연결하는 일을 한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도 지난해 라고스에 있는 안델라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오민의 경우 뉴욕 맨해튼에 있는 금융 기술 기업 '퍼스트 액세스'와 일하기 위해 단기 비자를 발급받았다.

그는 CBP 관리에게서 여러 질문을 받은 후 추가 확인을 위해 어느 방으로 안내됐다. 그 관리는 "비자 상으로 당신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데, 그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한 장의 종이와 펜을 건네받은 그는 자신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임을 증명하기 위해 '2진 검색 트리(binary search tree)의 균형을 확인하기 위한 기능을 써라', '추상 클래스(abstract class)는 무엇이며, 왜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했다. 그 질문들은 기술 지식이 없는 사람이 구글 검색으로 찾아낸 것처럼 보였다고 그는 링크트인에 말했다.

그는 답을 건넸지만, '틀렸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아마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나온 답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가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 "확신이 들지는 않지만, 당신을 보내주겠다"는 것이 CBP 관리의 말이었다. 알고 보니 그 관리는 안델라에 전화해 그의 진술을 확인한 것이었다.

CBP 대변인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별 사안을 논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고 BBC에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반(反)이민 행정명령에서 90일간 미 입국을 금지한 이슬람권 7개국에 해당하지 않는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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