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올림픽으로서는 마지막 무대 될 것"
"유일한 외국인 홍보대사로서, 선수로서 모두 최선 다하겠다"
(정선=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특히 이 녀석이 귀엽네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의 전 애인이자 '스키 여제'로 불리는 린지 본(33·이상 미국)이 호랑이 인형을 집어 들고는 애정 어린 눈길로 쳐다봤다.
본은 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앞에 놓여 있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백호)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반달가슴곰) 인형 가운데 수호랑을 집어 들면서 "귀엽게 생겼다. 특히 이 녀석이 귀엽다"고 칭찬했다.
본은 4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방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홍보대사에 선정된 본은 공식 훈련 첫날인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회와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본은 "이 코스에서 연습을 해보니 트랙이 아름답고 설질도 괜찮았다"며 "날이 추워져 눈이 굳어지면 속도가 더 빠르게 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알파인 스키 중에서도 빠른 스피드가 요구되는 활강과 슈퍼 대회전에서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무릎 부상으로 뛰지 못해 아쉬웠다"며 "평창 올림픽까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유스올림픽을 제외하고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2015년 5월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도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고, 올림픽의 들뜬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FIS 알파인 월드컵에서 통산 77승을 올려 여자 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본은 "홍보대사로서 활동을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지만 올림픽 정신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선수로서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는 것도 저의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을 약 11개월 앞두고 열리는 테스트이벤트인 이번 주말 대회에 대해 그는 "특별히 성적을 내야 한다는 중압감은 없다"며 "올림픽 코스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이고, 그런 부담감은 내년부터 느껴도 될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지난주 스위스 월드컵 경기 도중 사고로 목 부위를 다친 데다 식중독까지 겹친 그는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한국에 온 이후로도 운동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코스에 적응하는 훈련의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알파인 중에서도 최고 스피드를 자랑하는 활강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유한 본은 "활강을 하면서 한 번도 무섭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하지만 이제 내 나이도 33세이기 때문에 아마 평창올림픽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올림픽 은퇴 무대가 될 평창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본은 3일 공식 훈련 이틀째 일정을 소화한 뒤 4일 활강, 5일 슈퍼대회전 경기에 출전한다.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월드컵 79승을 기록하게 된다. 본은 '평창 올림픽까지 월드컵 몇 승을 기록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77승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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