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레이, SF 익스프레스 상장 후 중국서 마윈· 왕젠린 다음 부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의 페덱스'로 불리는 택배회사의 창업자가 순식간에 중국 3번째이자 아시아 4번째 부자로 떠올랐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SF 익스프레스(順豊速運·순풍택배) 창업자 왕레이의 재산은 이날 275억 달러(약 31조원)로 불어 텐센트 최고경영자 마화텅(포니 마)을 제쳤다.
중국에서 왕레이 회장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잭 마)과 다롄완다그룹 회장 왕젠린(王健林)뿐이다. 아시아에서는 이들 두 사람과 홍콩의 리카싱에 이은 4위다.
중국 최대 택배회사 SF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4일 중국 선전증시에 우회 상장했다. 주가는 첫날부터 사흘 연속 10% 올라 상한가를 쳤다. 왕레이 회장의 재산은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164억 위안(약 2조7천억원) 늘었다.
SF 익스프레스 주가는 1일에도 4.8% 올랐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천929억 위안(약 49조원)으로 IT 기업 중심인 선전증시에서 1위이며 미국 야후와 비슷하다.
왕레이 회장은 회사 주식의 64.6%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3.2%에 불과하다.
왕 회장은 인민해방군 러시아 통역사의 아들로 1971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홍콩으로 이주했다.
1993년 아버지에게 빌린 1만3천 달러로 SF 익스프레스를 창업했다.
밴 차량 1대와 자신을 포함한 6명으로 중국 선전과 홍콩 간의 국경에서 택배 사업을 은밀하게 시작했다. 당시에는 우체국만이 소포를 배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사업은 "지하 배달"이었다.
왕레이는 2011년 인민일보와 인터뷰한 것이 20년간 유일한 공식 인터뷰였을 만큼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 잡지는 SF 익스프레스를 취재하려고 기자를 위장 취업시키기도 했다.
SF 익스프레스는 알리바바 등이 일으킨 중국의 전자상거래 붐에 올라탔다.
왕 회장을 비롯해 최근 5개월 사이 기업공개로 돈방석에 오른 택배 억만장자는 6명이나 된다. 지난해 10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ZTO 익스프레스 창업자도 그중 하나다.
SF 익스프레스의 주가 오름세가 계속될지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회의적이다.
지예 인베스트먼트의 양레이는 SF 익스프레스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면서 "시가총액이 2천500억 위안 넘지만, 연간 순이익은 20억∼25억 위안에 불과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SF 익스프레스의 지난해 순이익을 바탕으로 한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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