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주민 계속 감소

입력 2017-03-03 06:30  

'폐광지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주민 계속 감소

강원랜드 설립 근거 폐특법 만든 '3·3 투쟁' 22주년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2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봄이 아닌 겨울 끝자락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강원 정선군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 이태희 위원장은 3·3 투쟁 이후 22년 세월을 이같이 진단했다.




3·3 투쟁은 1995년 사북·고한 주민이 1995년 초 전개했던 지역 살리기 운동이다.

사북·고한은 국내 대표 탄광지역이었다.

탄광지역 경제는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빠르게 무너졌다.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은 감산, 감원 등 탄광 구조조정이다.

1995년 2월 16일 동원탄좌 사북광업소가 '새벽 작업조' 병방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

동원탄좌 노동조합은 철야농성에 돌입했고, 공추위는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공추위는 2월 27일 동원복지회 광장에서 약 7천 명이 참가한 제1차 주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2월 28일에는 제2차 주민 총궐기대회를 더 큰 규모로 개최했다.

주민 총궐기대회는 야간 횃불 시위, 단식농성, 등교거부 결의 등 시간이 갈수록 강경해졌다.

결국, 정부는 3월 1일 오후부터 협상에 나섰다.

3월 3일 오전 10시 45분 사북읍사무소에서 통상산업부 차관, 지역 국회의원, 강원도지사, 정선군수, 공추위 대표단 등이 참석한 최후 협상이 시작됐다.

최후 협상은 두 시간만인 오전 낮 12시 40분 극적으로 타결됐다.




합의문은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제정 등 5개 항이다.

'폐광지역 중 가장 열악한 한 곳만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설치한다'라는 조항은 담은 폐특법은 1995년 말 제정됐다.

이를 근거로 1998년 강원랜드가 설립됐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합의문을 발표했을 때 이제 곧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처럼 우리는 기뻐했고, 강원랜드가 개장했을 때 새 출발 전기가 마련되는 줄 우리는 알았지만, 폐광촌에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탄광지역인지, 관광지역인지 의구심 속에 카지노는 짙은 그늘로 주민을 밖으로 몰아내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사북 인구는 1995년 말 9천970명에서 2015년 말 5천425명으로 줄었다.

고한도 같은 기간 9천846명에서 4천867명으로 감소했다.

이 위원장은 "폐특법 시효 만료가 이제 8년 앞으로 다가왔다"라며 "정부는 폐광지에 대해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강원랜드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연 목적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폐특법 시효는 2025년까지다.

공추위는 3일 사북읍 뿌리관에서 3·3 투쟁 제22주년 기념식을 했다.

b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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