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 장면도 등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의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는 미군을 격퇴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인 '페르시아만의 전투'가 이란에서 공개됐다.
이 애니메이션이 4년간 제작됐다지만 공교롭게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 출범 뒤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과 맞물려 미묘한 해석도 낳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란 영화 전문 매체를 통해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적은 수의 이란군이 전력의 현격한 열세를 극복하고 적군인 미군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전투의 대부분이 걸프해역으로 추정되는 바다에서 이뤄져 마치 한국 영화 '명량'을 연상케 한다.
애니메이션 속 이란 해군 사령관은 마치 명량대첩의 이순신 장군처럼 단 1척의 군함으로 10여 척의 미 함대를 남김없이 격퇴하는 영웅적인 전과를 거둔다.
이 사령관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 쿠드스군의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와 닮아 사실감을 더한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군부의 실세로 불리는 인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이 사령관은 항복을 요구하는 미 함대를 보면서 "이란을 공격하는 미군은 모두 관을 주문해야 할 것"이라는 비장한 대사와 함께 공격을 명령한다.
이 애니메이션의 팔하드 아지머 감독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란 비밀 지하 기지에서 탄도미사일이 여러 발 발사되는 장면도 포함됐다.
아지머 감독은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시기가 공교롭게 맞아떨어졌다"며 "이 작품은 (이란을 깎아내리는) 수많은 미국산 영화와 게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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