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민주주의 퇴보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몇몇 도시가 터키 정부 주요 각료가 참여하는 정치적 성격의 집회를 불허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대중지 빌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에 위치한 도시인 가게나우 당국은 이날 저녁에 한 문화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터키인들의 정치집회를 불허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초 이 집회에는 베키르 보즈닥 터키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다음 달 치르는 헌법개정 국민투표와 관련해 정치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가게나우 당국은 집회 장소가 비좁아서 인파가 몰리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불허 사유를 밝혔다.
이번 집회를 계획한 유럽터키민주연맹(UETD)은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최대 인구를 가진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있는 쾰른 당국도 오는 5일 니하트 제이베크지 터키 경제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던 같은 성격의 집회를 불허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계 인구 가운데 약 140만 명이 개헌안 국민투표 자격을 갖춘 유권자로 분류된다.
에르도안 정권으로선 이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고, 이들 집회 역시 그런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독일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에선 최근 유명 일간지 디벨트의 데니츠 위첼 터키주재 독일특파원이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고 있으며, 특히 이달 안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한다는 소문과 함께 그의 입국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말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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