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에게 냄새나" 발언 유죄 나온지 이틀만에 또 판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한 프랑스의 '원조 극우' 장마리 르펜(88)에게 또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항소법원은 장마리 르펜이 나치가 가스실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것을 2차대전 와중에 일어난 "별 것 아닌 일"로 발언한 일에 대한 3만유로(3천6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그는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창립자이자 현 대선후보 마린 르펜의 아버지다.
그는 2015년 4월 한 회견에서 기자가 나치의 가스실 학살에 대해 과거 "별거 아닌 일"로 표현한 것을 후회하느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 가스실은 전쟁의 역사에서 중요치 않은 일부로, 그 표현은 내 평소 생각과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기자가 "수백만 명의 죽음이 중요하지 않은 일로 치부될 수 있느냐"고 재차 묻자 "나는 정확한 것만 말한다. 사망자 숫자를 말한 적이 없으며 시스템을 말했다. 전쟁의 역사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부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프랑스검찰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한 르펜을 증오발언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은 3만 유로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의 이 발언이 널리 알려지자 당시 국민전선의 극우 이미지를 탈색시키려던 딸 마린 르펜과 언쟁 끝에 그는 당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항소심은 르펜 측에 관련 시민단체 세 곳에 총 1만1유로(1천200만원)를 위자료로 지급할 것과 신문 세 곳에 판결 내용을 게시하라고는 명령도 내렸다.
르펜은 2심 법정에서도 뉘우치는 기색 없이 자신의 발언이 왜곡돼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판결은 집시에 대한 혐오발언으로 르펜에게 다른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달 27일 엑상프로방스 항소법원은 장마리 르펜이 한 기자회견에서 "집시들에게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발언한 데 대해 1심의 5천 유로(600만원 상당)의 벌금형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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