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前보좌관 낙마도 러시아 접촉에 관한 진실결여가 원인"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의 '러시아 내통'과 '위증' 의혹을 제기한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최측근인 세션스 장관을 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션스 장관이 미 대선 기간인 지난해 7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세르게이 키슬략 대사와 만났던 사실에 대해 지금처럼 제대로 해명을 못 한다면 이미 낙마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게 WP의 전망이다.
WP 블로거인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제프 세션스, 심각한 곤경에 처했다. 엄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날 WP 의혹 제기에 대한 세션스 장관의 해명은 '부인'이지만 WP의 보도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날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지난해 2차례 키슬략 대사를 만났지만 1월 10일 상원 법사위 인준청문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세션스 장관은 성명을 내 "대선 선거운동 현안을 논의하려고 어떤 러시아 관계자도 만난 적이 없다"며 "이 주장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실리자 기자는 "현재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도 이 문제에 관해 세션스 편을 들기를 꺼리고 있으며 민주당 상·하원 수장은 그의 사퇴와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며 "한쪽은 그를 벼랑 끝에서 밀고 있고, 다른 쪽은 그가 '여러분? 여러분?'이라고 부르는데 눈을 마주치기를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세션스가 지난해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 대해 진실을 잊었건, 고의로 애매하게 말했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방어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세션스에게 현재 가장 큰 희망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곧장 지지대열에 뛰어든 초기 지지자이자 이너서클로 캠프의 좌장으로 불려왔다.
그는 "트럼프는 무엇보다 충성심을 높게 사며 언론의 희생양 요구를 혐오한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또한 자기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언론과 나쁜 관계가 되는 것도 싫어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낙마한 플린 전 보좌관의 예를 들었다. 플린 역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전 키슬략 주미대사와 접촉했던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한 게 들통나면서 결국 트럼프에게 버림을 받았다.
시리자 기자는 "트럼프가 플린을 경질한 궁극적인 결정은 역시 그가 러시아와의 접촉에 관해 한 설명에 진실이 모자랐기 때문이었다"며 "이는 트럼프에게도 충성심에 대한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세션스의 지금까지의 해명이 그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놓은 최선의 것이라면 당장 그의 편에 서 있는 몇 되지 않는 사람들마저도 조만간 직계가족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며 "워싱턴 정가에서 반대자들로부터 대대적 공격을 받는 동안 친구를 잃으면 결과는 거의 항상 죽음뿐"이라고 덧붙였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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