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국과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이 올해 상반기 시작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메르코수르 의장국인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지만, 대외 무역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에 따라 양측은 올해 상반기 내 국내 절차를 거쳐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무역협정은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슷한 개념으로 메르코수르가 FTA라는 용어를 기피함에 따라 대신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2004∼2007년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 타당성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주요 계기가 있을 때마다 협상 개시를 위한 모멘텀을 조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메르코수르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역외 국가와 무역협정을 맺는 데 소극적이어서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2015년 아르헨티나 신정부 출범 등을 계기로 역내 국가에서 친(親) 무역으로의 변화가 일면서 꾸준히 설득에 나서 결실을 보게 됐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지역 인구의 70%(2억9천만 명), 국내총생산(GDP)의 76%(2조7천억 달러)를 차지하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교역은 2011년 208억 달러를 정점으로 찍었으나 지난해에는 103억 달러로 급감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메르코수르 경제가 나아지고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을 통해 양측 간 투자·교역이 활발해지면 그 규모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체결 시 우리나라의 대(對) 메르코수르 수출은 자동차부품,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27억 달러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번 합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에 자유무역 확산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으며 우리나라는 미주 전역을 연결하는 FTA 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방문에서 주 장관은 아르헨티나 생산부와 제1차 산업협력위원회를 열고 '한·아르헨티나 무역·투자 대화채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국은 연례적으로 양국 간 무역, 투자, 인프라, 방산, 수입규제 완화 등 산업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미 2위의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는 가전제품 등 공산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수출잠재력이 큰 시장이어서 위원회를 통해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와 상호보완적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장관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전투기·군수지원함 등 방산협력을 촉진키로 합의하고 현지생산, 기술협력, 인력양성 등 양국 간 산업협력과 연계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 정부가 추진하는 낙후지역 발전 사업인 '벨그라노 계획'이 구체화하면 우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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