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좋아 저것 싫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제인 버킨 = 에르메스 버킨백의 주인공인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71)을 모델로 한 사진 에세이집.
1960년대 영국 런던에서 버킨과 처음 만나 평생 친구로 지내온 사진작가 가브리엘 크로포드(72)가 50여 년간 촬영한 사진 180여 장이 담겼다.
버킨을 속속들이 알았던 크로포드 덕분에 버킨이 세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공연 뒤 무대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개인사를 엿볼 수 있다. 19살에 결혼한 첫 남편 존 베리, 음악 인생의 동반자였던 가수 세르주 갱스부르 등 버킨이 사랑했던 네 남자에 얽힌 추억도 등장한다.
버킨과 크로포드가 각자 혹은 함께 옛날을 회고하면서 쓴 에세이가 사진 이상으로 흥미롭다. 버킨은 "내 최고의 사진은 그녀의 손에서 나왔고 그녀의 눈으로 본 모습"이라는 말로 친구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표현했다.
뮤진트리. 김미정 옮김. 164쪽. 2만2천 원.
▲ 시네마 인문학 = 영화를 매개로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본 책. '영화가 사랑한 미술' '광고로 읽는 미술사' 등을 집필한 정장진 씨가 강의 원고 등을 묶어 냈다.
책은 고흐와 르누아르, 클림트, 피카소, 칼로 등 유명 화가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을 통해 그 내면과 예술 세계를 살펴본다. 첫 장을 장식하는 영화 '아르테미시아'(1997)는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시대의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1593~1653)가 여성을 배척했던 화단에 맞서 어떻게 예술혼을 불살랐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영화들을 전기 영화가 아닌 역사와 문화를 그린 영화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반부의 주인공은 미술품을 영화 소품으로 활용한 감독들이다. 책은 배우의 대사나 표정뿐 아니라 배경에 등장한 사소한 작품 하나가 영화의 전개를 짐작하게 하고 창작자의 의중을 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녘. 262쪽. 1만8천 원.
▲ 이것 좋아 저것 싫어 = '100만 번 산 고양이'로 유명한 일본 그림책 작가 사노 요코(1938~2010)의 네 번째 산문집.
저자는 건강에 대한 걱정, 유명 연예인에 대한 평, 초밥집에 대한 기억 등 사소한 일상에서 포착한 것들에 대한 생각을 들려준다. 신경증으로 고통받던 시절 저자에게 힘과 용기를 줬던 예술가들에 대한 단상도 나온다.
책에 등장하는 귀여운 그림들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아들 히로세 겐이 그려 넣었다.
마음산책. 이지수 옮김. 280쪽. 1만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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