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반올림, '직업병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과 '다산인권센터' 소속 40여명은 3일 오전 경기 수원 삼성전자 중앙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 사망노동자들의 산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에 대해 발암물질과 여러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산업재해'라고 판결했고 이외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김미선씨 등 근로자 14명도 산재로 인정받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이들의 병은 직업병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 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직업병 논란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반도체 세정 등 일을 하던 황유미(당시 23세)씨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반올림은 이후 10년 동안 삼성 반도체/LCD부문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에 걸렸다고 자신들에게 알려온 노동자가 230여명에 달하며, 그중 79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 9월부터 보상 신청을 받아 120여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는 문제 원인이 확인돼 상응한 책임을 지는 차원의 보상이 아니고 원인이 불명확하지만, 환자나 사망자 가족의 아픔을 덜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입장이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이 사회적 해결의 약속을 어긴 채 일방적이고 한시적인 자체보상으로 끝내버리려는 것"이라면서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반올림은 황유미씨 10주기를 맞아 3일부터 6일까지 수원, 부산, 서울 등지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 촉구' 추모 행동을 진행한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방진복을 입은 참가자 79명이 아주대 삼거리와 팔달문을 거쳐 수원역까지 행진했다. 오후 6시부터는 수원역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반올림은 오는 4일에는 부산과 서울 촛불광장에서 서명운동과 방진복 행진을, 6일에는 서울 서초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추모문화제 등을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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