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작전권 확대 기회, 정치적 '꼼수'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앞으로 미군 일선 지휘관들은 예전과는 달리 대테러전을 보다 독자적이고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백악관이 군 지휘관들에게 대테러전 수행 권한 확대를 검토하고 있기때문이다.
미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범들을 상대로 한 대테러전 강화책의 하나로 군 지휘관들에게 백악관 등 상부의 '간소한' 의사결정 과정만 거친 후 기민하게 작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트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취임 직후 예멘에서 이뤄진 첫 대테러전 과정에서 미군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요원 한 명이 전사하고 31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별다른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군이 대테러전을 수행하려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승인과정을 거쳐야 해 국방부의 불만이 팽배했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백악관에 제출한 IS 격퇴전 강화 방안에서 IS뿐만 아니라 예멘을 근거지로 하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지부(AQAP) 등 중동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다른 테러조직들도 공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일선 지휘관들의 대테러전 재량권 확대 방안과 관련해 찬반여론이 엇갈린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앨트먼 중동 부문장은 일선 지휘관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부여해야 할지 트럼프 행정부가 고민에 빠졌다며 결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찬성론자들은 일선 지휘관들이 작전 재량권이 확대되면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테러범들에 대응할 수 있어 대테러전 역량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예멘 사례에서처럼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또 작전이 잘못되면 국방부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소식통은 예멘 작전과 관련해 트럼프가 한 발언을 보면 대통령 승인 여부를 떠나 작전이 실패할 경우 군 지휘관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작전 초기만 해도 트럼프와 국방부는 예멘 작전 과정에서 정보 가치가 높은 전과를 올렸다며 "성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전 실패 요인이 잇따라 드러나자 트럼프는 책임을 군 지휘관들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움직임이 "정책변화라기보다는 현장 전문가드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믿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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