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아토피성 피부염의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물질이 일본 교토(京都)대학과 독일, 미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에 의해 개발돼 근본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은 "인터류킨 31(Interleukin)"이라는 물질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K와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국제연구팀은 이 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네몰리주맙(Nemolizumab)"이라는 치료약 후보를 개발했다. 이 약을 5개국 7개 의료기관에서 약 200명의 아토피 환자에게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중간 정도에서부터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 월 1회 주사한 후 3개월 후 가려운 정도와 피부 상태 등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약을 전혀 투여하지 않았거나 아주 적은 양을 투입한 그룹의 경우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분한 양을 주사한 그룹에서는 가려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60% 정도 경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주사 1주일 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3주 후에는 편안하게 수면을 취하는 시간이 약을 투여하지 않는 그룹의 환자에 비해 40~50분 길어졌다. 가려움증이 줄어 숙면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토피성 피부염에는 그동안 습진을 억제하는 바르는 약이 이용됐으나 가려움증을 근본적으로 낫게 하는 치료법은 없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 환자 수를 늘려 효과와 안전성 등을 점검한 후 빠르면 2년 내에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의 가바시마 겐지 교토대학 교수는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는 10년 이상 진전이 없었고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약도 없었다"면서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함으로써 환자들이 숙면을 취하는 등 생활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의학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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