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에 있는 가게나우 시(市) 청사가 3일(현지시간) 폭탄 위협을 받아 소개령을 내렸다고 포쿠스온라인 등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 소식은 전날 이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터키인들의 정치집회가 시 당국에 의해 불허된 뒤 전해져 둘 사이의 인과 관계에 대한 의심이 유발됐다.
무소속 미하엘 파이퍼 가게나우 시장은 현지 방송 n-tv에 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가게나우 당국은 앞서 주차공간 등을 고려할 때 집회 장소가 좁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집회 불허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유럽터키민주연맹(UETD)이 주최하려던 이 집회에는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법무부 장관이 연사로 참석할 계획이었다.
보즈다으 장관은 다음 달 치르는 터키 헌법개정 국민투표와 관련해 정치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가게나우뿐 아니라 독일 최대 인구를 가진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있는 쾰른 당국도 오는 5일 니하트 제이베크지 터키 경제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던 같은 성격의 집회를 불허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계 인구 가운데 약 140만∼150만 명이 개헌안 국민투표 자격을 갖춘 유권자로 추산된다.
에르도안 정권은 이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고, 이들 집회 역시 그런 목적하에 추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독일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에선 최근 유명 일간지 디벨트의 데니츠 위첼 터키주재 독일특파원이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도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집회 불허 뉴스를 헤드라인으로 전하면서 독일 측의 이번 조처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터키 주류 정치권의 반응을 소개했고, 보수 대중지 빌트는 터키의 친정부 매체들이 위첼 특파원을 모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