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속 석유화학 원료·수송용·가정용 모두 소비 증가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석유제품 물량이 처음으로 9억 배럴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소비된 석유제품 물량은 9억2천212만 배럴로 전년(8억5천625만 배럴)보다 7.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의 최대치였던 2015년의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으로 증가한 것이다.
석유제품 소비 증가의 원인으로는 저유가가 꼽힌다. 작년 1∼2월 국제유가의 벤치마크가 되는 브렌트유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월평균 배럴당 30∼33달러 선을 나타내며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의 약세로 석유제품값도 싸지자 사용자들이 소비를 늘린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산업용의 경우 2015년 5억99만 배럴에서 지난해 5억4천341만 배럴로 8.5% 소비가 증가했다.
석유공사는 "석유화학산업 호조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일부 석유화학 공장이 신규 가동되면서 납사(나프타)와 LPG(액화석유가스)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 소비가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그다음으로 비중이 큰 수송용 역시 도로(자동차)와 해운, 항공 부문 소비가 모두 증가하며 전년(2억8천714만 배럴)보다 4.8% 늘어난 3억130만 배럴로 늘었다.
실내등유, 경유 등을 가정 난방이나 비닐하우스 농사에 쓰는 가정·상업 부문도 소비가 5.0% 증가하며 소비량이 4천607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 밖에 발전용은 54.3% 증가한 1천983만 배럴, 공공용은 1.7% 늘어난 1천56만 배럴, 가스제조는 18.7% 증가한 122만 배럴 등이었다.
석유제품별로 보면 자동차 등록 대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하락하면서 휘발유, 경유의 소비가 전년보다 각각 3.3%, 6.9% 증가했다.
휘발유는 7천906만 배럴, 경유는 1억6천676만 배럴을 사용했다.
석유화학의 주원료이자, 석유제품 중 가장 소비량이 많은 납사도 3.9% 늘어난 4억2천683만 배럴이 소비됐다.
LPG 역시 프로판을 원료로 하는 프로필렌 생산설비(PDH·프로판을 탈수소해 프로필렌을 제조하는 것)가 증설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전년보다 21.9%나 증가한 1억957만 배럴로 집계됐다.
벙커C유도 저유가로 가격이 낮아진 데다 폭염에 의한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용·선박용 소비가 늘면서 24.9% 증가한 4천496만 배럴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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