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 400명 퇴직금·자녀 결혼비용 날려…확인된 규모만 180억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매월 5%의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퇴직자 등을 꼬드긴 다음 투자금만 챙겨 달아난 일당이 쇠고랑을 찼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수익을 올려줄 것처럼 속여 수백명에게서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유사수신 등)로 A씨 등 투자업체 임직원 10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리고 수차례 투자설명회를 열어 월 5%, 연 60%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A씨 일행은 자신들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했고 해외 유통업체와도 협력 관계라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처음 몇 달은 약속대로 수익금을 입금해주면서 신뢰를 샀다. 한 고객의 투자금을 수익금인양 다른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한다.
하지만 A씨 일당은 올해 1월부터는 수익금 입금을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업체 사무실마저 정리한 뒤 달아나버렸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최근 퇴직금을 받았거나 자녀 결혼비용을 보유한 장년층이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00명, 피해액은 18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빼돌린 투자금의 행방과 구체적인 사용처,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