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해외 순방길에서도 터키 당국의 언론 탄압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메르켈 총리는 3일(현지시간) 튀니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날 독일 가게나우와 쾰른에서 터키계 인사들의 정치 집회가 불허된 것을 두고 "그건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린 결정으로, 당연히 독일에선 원칙적으론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서도 "언론자유를 억압한다면 그 또한 비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 언급은 불허된 집회가 터키 법무, 경제부 장관이 각기 연사로 참여하려 했던 행사인 것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며, '언론 자유' 발언은 터키에서 데니츠 위첼 독일 일간지 특파원이 구속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결국, 연방정부가 불허 결정에 간여하진 않았지만 그와 같은 결정의 배경을 특파원 구속 같은 언론자유 침해 이슈와 연결지어 자연스럽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끔 말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지난 1일 자신이 당수로 있는 집권다수 기독민주당 정치행사 연설에선 "독립적인(간섭받지 않는) 저널리즘은 존재할 수 있어야만 하며, 저널리스트들은 자기 일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분명한 어조로 지적하면서 위첼 특파원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대연정 소수당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소속 하이코 마스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법무부 장관이 예정된 자신과의 회동을 '보복성'으로 취소한 것과 관련해 그에게 서한을 보내 비판하고 역시나 위첼 특파원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슈피겔온라인이 보도했다.
마스 장관은 위첼 특파원이 자발적으로 조사를 받았음에도 구속당했다며 "법치(국가)의 퇴보"라고 비난한 뒤 양국의 우호관계에 대해 "걱정이 많다"며 대화 지속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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