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반군 직접 협상 시기 상조…구체적 성과 내기까지는 갈 길 멀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제네바에서 9일간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이 3일(현지시간) 종료됐다.
회담을 중재한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날 회담 종료를 선언한 뒤 "우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분명한 어젠다를 도출해냈다"며 "역에 준비된 기차는 엔진을 데우고 있다. 이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된다"고 말했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이번 회담에서 12개 원칙을 만들어 양측에 전달했으며, 당사자들이 이를 잠정적으로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과도체제 구성, 개헌, 선거, 테러 대응 등 네 가지 핵심 의제를 다음 회담 때 논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과도체제 구성과 개헌, 선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54호 결의로 채택한 내용이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12개월 내 새 헌법 초안 마련, 18개월 안에 선거실시 등 유엔이 마련한 시간표를 이행하는 문제를 당사자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정부 측 대표단은 특별한 언급 없이 회담장을 떠났으나 반정부 대표단인 고위협상위원회(HNC)의 나스르 알-하리리는 "이번 회담 결과는 이전 결과보다 더 긍정적이다. 우리는 이번에 분명한 결과를 갖고 이번 회담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유엔 중재 하에 이달 중 제네바에서 5차 회담을 하기로 했지만 협상이 이른 시일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시리아 안팎에는 여전히 무력 사용을 시리아 사태 해법으로 생각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며 "힘으로 시리아 내전을 끝낼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그는 또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작다고 덧붙였다.
3개 그룹으로 나뉜 반군 협상단은 회담 첫날 개막 행사에서만 정부 협상단과 얼굴을 마주했다. 반군 측은 회담 종료 후 입장 발표도 각각 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고 협상에서 배제된 반군들은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앞서 지난 1월 말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러시아·이란·터키가 중재한 평화회담에 참석해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같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러시아·이란·터키 3국은 당시 지난해 말 체결된 시리아 휴전협정을 공고히 할 공동감독기구를 창설하기로 하고, 제네바에서 유엔 주도의 평화회담을 이어가는 데만 합의한 뒤 회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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