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20가구 빌라 일부 주민도 도와…소방서장 "소방관 못지 않게 대범"
(의령=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산불감시원이 자신이 사는 빌라에 불이 나자 입주민들을 일일이 깨워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다.
4일 오전 1시 48분께 경남 의령군 의령읍 동동리의 한 빌라 2층 가정집에서 주방가전기기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건물 80㎡를 태우고 50여분만에 진화됐다.
이 빌라에는 20가구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 일찍 대피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은 4명 외에는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다.
의령소방서는 소방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의령군 산불감시원 김종철(55)씨 등 몇몇 주민들이 인명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빌라 3층에 살면서 입주민 대표이기도 한 김씨는 불이난 2층 가정집 주민이 자신의 집 문을 '탕탕' 두드리며 화재 발생을 알리는 바람에 먼저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가족에게는 빨리 빌라 밖으로 대피하라고 한 뒤 자신은 내복만 입은 채 5층으로 올라갔다.
이어 아랫층으로 내려오면서 가정집마다 출입문을 두드리며 입주민들을 일일이 깨워 대피시켰다.
김 씨는 "연기가 통로를 가득 채우고 있어 숨쉬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큰 탈 없이 입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김 씨 외에 일찍 화재상황을 접한 다른 입주민 몇 명도 다른 주민 대피를 도우는 등 주민들이 위기 상황에 부상 위험도 무릅쓰고 이웃을 위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수영 의령소방서장은 "위급한 순간이었지만 소방관 못지 않은 대범함을 보여준 김 씨 때문에 입주민들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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