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후원 강요 vs 뇌물 법리공방…황창규 KT 회장 증인 소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3월 둘째 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첫 절차가 시작되는 등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국정농단' 사건들의 재판이 본격화한다.
황창규 KT 회장이 광고감독 차은택(48)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는 등 기존에 진행하던 재판들도 집중 심리를 이어간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9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의 첫 공판준비절차를 연다.
일반적으로 첫 준비절차는 검찰이 공소사실과 입증 계획을 설명하면 피고인이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이 부회장 등이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최씨 측에 433억원대 뇌물을 주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박 대통령의 강요로 최씨 측을 지원했다며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해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8일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공판을 열고 황창규 KT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황 회장은 최씨 측의 인사청탁을 받고 차씨의 지인 이동수씨와 신혜성씨를 2015년 KT에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 회장에게 두 사람의 채용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그 배후에 최씨 또는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캐물을 전망이다.
같은 재판부는 6∼7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을 연다.
6일에는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 전병석 플레이그라운드 사내이사, 류상영 더블루K 부장, 7일에는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차씨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다만 류씨는 지난달 20일 증인신문에도 불출석해 이날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재판은 10일 열린다. 안종범 전 수석과 장씨가 증인으로 나온다.
이 밖에 8일에는 '정유라 학점 특혜' 혐의로 기소된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9일에는 '삼성합병 찬성압박'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도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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